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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ide of The Site, 2012-2016

> Photography

  A Side of The Site는 공사장의 대표적인 키워드인 위험. 먼지. 노동 등으로부터 인식의 전환점이 되어준 '포트키(Portkey)'들에 대한 관찰이다. 어두운 공사장 속에서 작업자의 매력적인 스타일을 본 후, 거대한 가림막 뒤의 공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나의 편견은 무엇이었으며, 이 후에는 어떤 장면들이 새롭게 짜여질지 궁금했다.  

  실제로 들어가 본 공사장에는 재밌는 요소들이 가득했다. 어둡고 칙칙하기만 할 줄 알았지만 경고와 주의 안내를 위한 형형색색의 표시와 원색의  장비∙자재들, 그리고 빛을 발하는 사물들이 그곳을 밝혀 주고 있었다. 공사 현장을 위해 선택되고 사용되는 것들이 오히려 나의 선입견과 제일 반하는 지점이었기 때문에 이런 충돌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실체와 상상의 충돌을 통해서 나는 공사장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특히 인부들의 패션은 나를 탈공사장 시켜주는 제일 큰 요소였다.

  활동하기 편해서, 온도 조절에 용이해서, 질기고 튼튼해서 등 가지각색의 이유로 우리가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했던 파자마, 등산복, 군복 등은 인부들의 기호에 맞춰 작업복화되었다. 공사장을 위한 패션이었지만 그곳을 곧바로 떠올리기엔 어려운 패션이었다. 공사장과 작업복의 믹스매치는 작업 현장이 마치 화보 촬영장같이 느껴지도록 만들었고, 우리 할머니와 오빠의 옷장에서도 볼 수 있었던 그 옷들이 작업복으로 선택된 상황에서, 작업자들의 패션은 나에게 '포트키(Portkey)'이자 충돌의 지점 그 자체였다. 

  사물의 본래 의미와 가치는 공사장 내부의 목적을 위해 역할전환이 이루어지고, 가림막으로 분리된 이 공간에는 공사장의, 공사장에 의한, 공사장을 위한 것들로 채워진다. 현장을 위해 존재하고 준비되는 것들이 오히려 다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에, 나는 공사장과 작업자 곳곳에 자연스럽게 끼어있는 그 전환점들을 꼬집어내고자 하였다. 


* 포트키(Portkey) - 해리포터에서 쓰인 용어로 프랑스어 'Porter'(옮기다)와 비밀 혹은 트릭을 뜻하는 영어 'Key'에서 나온 말이다. 포트키 마법은, 마법이 걸린 물건을 집은 사람을 현재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순간이동시켜준다. 

 © 2024 by Youngkyung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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